[나인스 게이트] 소설 '뒤마클럽'의 악마 소환 by 라임香Serum

나인스 게이트
조니 뎁,프랭크 랑겔라,레나 올린 / 로만 폴란스키
나의 점수 : ★★

 로만 폴란스키 감독, 이 영화의 원작은 [뒤마클럽]이다. 개인적으로 난 이 영화를 접할때마다 자연스레 [프롬헬]이 떠오르곤 한다. 사실상 두 작품은 완전 다른 작품임에도. [프롬헬]은 한 때 영국을 들썩거리게 했던 연쇄 살인마 '잭더리퍼'를 소재로 하여 프리메이슨을 다룬 작품이다. 

 각설하고 영화 [나인스 게이트]는 원작 [뒤마클럽]에서 비중있는 사이드 메뉴인 '어둠의 왕국과 아홉개의 문'만을 독립적으로 뽑아내어 영상화 시켰다. 주인공 코르소는 일명 고서 헌터인데 볼칸이라는 콜렉터에게 이 세상의 세 사람만이 갖고 있는, '아홉개의 문'을 모두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한 권은 볼칸 자신이, 나머지 두 권은 저명한 콜렉터 두 사람의 소유이다. 그 과정에서 코르소는 책마다 다른 점을 찾게 된다. 이 책에는 모두 아홉개의 삽화가 있는데, 각 책마다 'LCF'라는 표식이 있는 삽화는 세개 뿐이라는 사실이다. 즉 한 권의 책에서 정말 'LCF' (루시퍼의 표식)의 표식이 있는 삽화는 3개 뿐인 셈이다. 마치 틀린그림 찾기라도 하듯이 루시퍼가 그린 그림과 작가 토키아가 연막 친 그림은 작은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삽화 9점이 아홉번째 문으로 가는 열쇠인 셈이다. 이런 비밀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토르소는 아이린이라는 미소녀의 도움을 여러번 받게 되지만, 그녀는 묘한 느낌을 지닌 채 자신의 대해서는 어떤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중요한 순간에 나타나서 토르소를 도와주곤 사라져버린다. 우야둥둥 볼칸을 제외한 책의 소유자 두 명은 살해되고, 그들이 가진 '아홉개 문'도 삽화만이 사라진 채로 불 태워진다. 이 일을 꾸민 볼칸만이 당연히 살아남아서 삽화 아홉장을 모두 들고 고대성 안에서 의식을 치루지만 실패한다. 그리고 그는 산채로 타 죽는다. (영화에서 이 장면이 가장 어색했다. 갑자기 휘발유를 붓고 '난 무적이다'라며 불을 붙이는 볼칸이라니.) 마지막 삽화가 위조된 것이었기 때문에 효과가 없었다. 아이린은 토르소와 볼칸이 의식을 치룬 고대성 앞에서 격렬한 섹스를 나누고는, 그에게 원본 삽화가 있는 장소를 가르쳐준다. 아홉번째 삽화는 한 여자과 짐승의 등에 올라타 있는 장면인데, 원본 삽화 속의 여자는 아이린이다. 즉 루시퍼의 화신인 셈이다. 토르소는 원본을 찾아 아홉번째 문으로 들어가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영화는 느린 진행과 더불어 정적이며, 긴장적 요소는 80년대 스릴러를 보는 듯 고전적이다. 세피아톤이 주는 영상적 느낌이 영화의 주제 '악마'와 잘 어울리긴 하지만, 의도한 것인지 세련미와는 거리를 적당히 두고 토르소의 행적을 좇는다. 그런 점들을 차치하고 스토리의 진행도 원작에서 주 내용이 아니었던 부분만을 갖고 영화를 만들다보니, 뭔가 어색하기만 하다. 마치 관객들이 당연하게 원작을 읽고 나서, 색다른 느낌으로 사이드 메뉴를 즐기라는 감독의 장난스런 의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단순한 축소가 아니라 원작의 메인이었던 '뒤마클럽'에 대한 이야기와 뒤마와 관련된 이야기를 아예 삭제하다보니, 어설픈 요소들은 불가피했을 것이다. 역시 원작에서 많은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지적 추리와 자료 열람에 대한 요소는,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다. 

 어쨌거나 소재가 주는 흥미로움은 그나마 있어서 다행이었다. 특히 삽화를 다시 영화에서 만나 볼 수 있는 기쁨 같은 것. 그 외에는 별다른 기쁨이 없다. 다만 기분이 어둠침침한 날 틀어놓고 멍하니 보면, 썩 나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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